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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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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1, 2026
3:52

창틀에 비 톡, 톡 잠도 깨운 옛 생각 택배 상자에 넣어둔 너의 편지 이삿날 버린 줄 알았던 그 봄 서랍 정리하다가 또 마주친 밤 글씨 하나하나에 손이 멈춰 다 지났다고 괜찮다고 친구들 앞에선 웃어도 집 앞 골목만 돌면 네 이름이 또 쏟아지는 건 비인지 참아왔던 내 마음인지 젖은 운동화 집에 가기 싫어지는 길 우산 아래서 우리 마지막 인사하던 그날처럼 (아직 선명해) 한 손으론 널 한 손으론 떨리던 말을 숨겼어 (숨이 막혀와)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네가 아직 서 있을까 우산 아래서 혼자서 널 붙잡는 나 네가 좋아하던 카페는 간판이 바뀌고 우리가 앉던 자리엔 낯선 둘의 그림자 웃음 소리 겹쳐 들리는데 왜 내 귓가엔 네 목소리만 또 커져 잘 지내냐 물어볼 용긴 없어 SNS 속 너는 더 환하게 살아 내가 있던 자린 이젠 완전 지워진 것 같아 그래도 가끔 비 예보 들리면 습관처럼 폰을 쥐고 네 번호를 찾는 나 우산 아래서 우리 마지막 인사하던 그날처럼 (아직 선명해) 한 손으론 널 한 손으론 떨리던 말을 숨겼어 (숨이 막혀와)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네가 아직 서 있을까 우산 아래서 혼자서 널 붙잡는 나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순 없단 걸 알아도 비 내리는 밤이면 맘은 또 거꾸로 달려가 네가 젖지 말라고 살짝 더 다가오던 그 향기 그 온기 이 골목엔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해 우산 아래서 하지 못한 말들만 또 쌓여가 (보고 싶었다고) 한 손으론 꿈 한 손으론 이미 끝난 계절 잡고 (놓질 못해 난)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흐려지는 네 뒷모습 우산 아래서 오늘도 난 그 자릴 서 우산 아래서 작게 네 이름 불러본다 (들리니, 들리니) 빗소리에 섞여 조용히 지워지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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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아래서 | Natok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