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시 / 흰 당나귀
노래 / 뭉클
삼월과 사월 그 사이
봄이 오면
나는 행려병자처럼
통영앓이를 했다
막차를 타고
자정의 어둠을 지나
서호시장 시락국에
소주 한 잔을 기울이고
통영항 그 바람 따라
어느 섬으로든 떠나던 아침
해는 가까이 떠오르고
벚꽃들은 멀어져 갔다
돌아와 도다리 쑥국 한 그릇
그제야 내게도
봄이 오고 있었다
내가 사람이어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듯
내가 섬에 살아도 다른 섬에 설렌다
남해의 봄날
햇살 맑은 어느 예쁜 날
또 다른
섬을 찾아 나선다
세병관 마루에 누워
천이백칠십구 초의 잠
백석의 시를 베고
나는 또 통영을 꿈꾼다
동피랑 골목을 돌아
명정골 그 길 끝에서
시간과 시간 사이에
나를 내려놓고 걷는다
사라진 수정식당 자리엔
아직도 봄은 남아 있고
충렬사 돌계단에 앉아
다시 돌아오마 약속한다
내가 사람이어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듯
내가 섬에 살아도 다른 섬에 설렌다
목련이 지고
벚꽃 환한 어느 좋은 날
나는 또
통영, 그곳으로 간다
꽃비 흩날리는 그런 봄날
그 고운 날에
다시 만나자
내 사랑, 통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