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떴는데
감이 안 와
몸은 깼는데
나는 아직 꺼져 있어
방은 조용해
폰은 밝아
할 말은 없는데
또 화면만 봐
감이 안 와
오늘이 뭔지
숨은 쉬는데
사는 건지
할 일은 없고
할 것도 없고
뭘 원했는지
기억이 안 나
no clue
I’m just here
이게 하루가 되는 게
제일 겁나
아무 약속도 없는데
이상하게 늦은 기분
시계는 잘 가
나는 계속 같은 위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책상만 괜히 치워
생각은 많은데
모양은 하나도 없어
손은 습관처럼
폰을 다시 집어
아무도 안 불렀는데
알림창을 내려봐
조용한 게 싫은 건지
기다리는 게 싫은 건지
나도 잘 몰라
그냥 계속 멈춰 있어
감이 안 와
오늘이 뭔지
머리는 켜졌는데
감정은 mute
쉬는 것 같고
멈춘 것 같고
괜찮다고 하면
더 이상해져
everything feels off
문제는 없는데
문제가 없는 게
더 나를 눌러
밖에 나가면
뭐가 달라질까
현관 앞에서
한참 서 있다가
갈 데가 없다는 말로
나를 다시 방에 넣어
재밌는 것도 아니고
싫은 것도 아니야
그냥 아무것도
나한테 안 닿아
의욕이 없는 건 아닌데
이유가 없어
시동은 걸렸는데
움직이질 않아
하루는 지나가고
나는 지나가지 못해
창밖은 흐리고
머리는 더 흐려
해야 할 일은 있는데
순서가 안 보여
보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것도
이름을 붙이면
금방 사라져
누워 있기도 불편해
일어나기도 멀어
이게 오늘뿐인지
나인지도 몰라
괜찮아질 거라는 말은
너무 멀리 있고
나는 그냥 여기서
불 꺼진 채로 있어
가끔 이 시간이
intro인지 헷갈려
시작도 안 했는데
끝난 것 같아
아무 문제도 없는 척하는 게
제일 피곤해
괜찮냐는 말 앞에서
나는 또 고개만 끄덕여
감이 안 와
어디로 가야 할지
아무도 안 알려줘
나도 모르겠어
잘못된 건 없는데
everything feels off
나 아직 여기 있어
사라진 건 아닌데
이대로 계속 가도 되나
그 생각이 안 떠나
놓은 건 아닌데
잡은 것도 없어
답은 없고
하루는 끝나
내일도 비슷하겠지
그래도 완전히
놓진 않았어
just not today
감이 안 오는
이 상태로
조금만 더
가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