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꺼져
그냥 오늘 하루는 다 꺼졌으면 회색 숨만 남기고 다 mute 됐으면 내 주변엔 아무도 없었으면 off grid, 전부 내 바깥으로 밀렸으면 그냥 다 꺼졌으면 greyed out, 아침은 왔는데 난 못 따라가 빛이 스며들어도 방 안은 계속 접혀 있어 내 이름 세 글자도 오늘은 좀 과해 입안에 굴리면 쇳가루처럼 남아 몸은 여기 놓여 있는데 mind goes pale, 자꾸 프레임 밖으로 새 숨은 쉬는데 살아 있는 쪽은 아니고 멀쩡한 얼굴 아래 미세하게 금이 가 누가 옆을 스쳐도 난 배경처럼 식어 시선은 지나가고 체온만 어색하게 남아 말 몇 개쯤 삼켜도 아무 티도 안 나 내 침묵은 요즘 거의 습관처럼 굳어 오늘은 사람보다 벽이 덜 피곤해 고요한 공기 쪽이 오히려 덜 시끄러워 so blank, 나는 나를 모서리에 접어 둬 안 들키게 안 섞이게 거의 먼지처럼 off balance, 하루가 자꾸 발목을 늦춰 해야 할 것들은 많은데 전부 남의 일 같아 손에 쥔 시간은 축축하게 식고 계속 깨어 있는데 장면은 젖은 필름 같아 머릿속 소음은 작아도 오래 가 조용한 쪽이 더 깊게 사람을 긁잖아 난 대충 웃는 대신 표정을 덜어내 오늘의 나는 감정보다 그림자에 가까워 중간쯤 멈춘 문장들이 방 안에 떠 있어 끝을 못 맺은 생각들만 천장 밑에 걸려 no trace, 누가 날 불러도 난 안 돌아봐 돌아갈 표정이 오늘은 너무 비어 있어 차라리 전부 희미해졌으면 해 관계든 기대든 내 흔적이든 same shade 내 주변엔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어 그 말 하나만 유독 차갑게 또렷해 낮은 천장 아래 난 더 작아지고 half lit, 숨소리도 멀리 밀어 두고 아무도 없는 쪽으로 기울고 싶어 오늘만큼은 진짜 비어 있고 싶어 그냥 오늘 하루는 다 꺼졌으면 회색 숨만 남기고 다 mute 됐으면 내 주변엔 아무도 없었으면 off grid, 전부 내 바깥으로 밀렸으면 그냥 다 꺼졌으면 나까지 흐려지게 조용히 worn thin, 감정은 납처럼 얇게 펴져 손끝으로 스치면 바로 금 갈 것 같아 괜찮단 말은 이제 표면만 남았고 실제로 내 안은 오래전에 음소거됐지 난 자꾸 바깥보다 안쪽 소식이 더 커 심장 소린 멀쩡한데 의미 쪽이 먼저 얼어 가끔은 내가 나를 너무 오래 본 탓에 낯선 사람보다 거울이 더 부담스러워 중력도 없는데 계속 아래로 가 멈춰 있는 자세로도 충분히 추락하잖아 real low, 이런 밤엔 눈도 제 일을 못 해 보이는 건 많은데 받아들이진 못 해 그래서 오늘은 다 지워졌으면 해 온도 없는 장면처럼 flat 하게 내 주변엔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어 외로운 게 아니라 그냥 방해받기 싫어 no signal, 나는 나를 잘 못 받는 상태 안쪽의 문장들은 전부 발신 실패 마음은 별일 없단 듯 천천히 식고 그 느린 식어감이 오히려 더 선명해 사람들은 자꾸 이유를 찾으려 해 근데 이건 drama보다 더 메마른 감정이야 울고 싶은 것도 아냐 그보다 덜 뜨거워 차라리 아무것도 아닌 쪽에 더 가까워 틈도 없는 하루, 전부 미세한 잔해 손대면 흩어질 것들만 책상 위에 남네 still, 나는 버티는 척조차 덜 해 이젠 무너짐도 습관처럼 소리 없이 와 끝내고 싶다기보단 just fade, 잠깐 완전히 배경이 되고 싶어 불도 말도 사람도 전부 꺼진 뒤에 나만 아닌 것처럼 가만히 있고 싶어 낮은 천장 아래 난 더 작아지고 half lit, 숨소리도 멀리 밀어 두고 아무도 없는 쪽으로 기울고 싶어 오늘만큼은 진짜 비어 있고 싶어 그냥 오늘 하루는 다 꺼졌으면 회색 숨만 남기고 다 mute 됐으면 내 주변엔 아무도 없었으면 off grid, 전부 내 바깥으로 밀렸으면 그냥 다 꺼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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