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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의 정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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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4, 2026
3:47

수직의 정토 [가사] 발아래 세상은 흩어지고 바위의 틈으로 호흡이 스며든다 스무 미터, 하늘과 땅의 경계 깎아지른 벼랑 끝에 멈춘 시간 둥근 입구, 안으로 길게 굽어든 빛 천연의 벽이 품은 고요한 이름 부서지는 소음마저 잠재우는 이곳은 차가운 돌에 새긴 정토 어깨 위로 무겁던 세월의 선 강직하게 뻗어내린 돌의 주름들 바람이 길을 묻고, 빛이 대답하면 우리는 겹쳐진 그림자 속에서 만난다 낮은 울림이 뼈를 타고 흐를 때 경계는 허물어지고 중심은 아득히 눈을 감아도 선명한 삼존의 미소 팔공산의 기운이 멈춘 이 고요 높이 솟아올라 다시 고요해지니 길은 없어도 가야 할 곳 수직의 정토, 깊은 동굴의 숨결만이 남는다 [작품 상세 해설: 수직의 정토] 이 작품은 지상 20m 절벽 위에 자리한 군위 천연 석굴의 공간적 특성을 청각적으로 극대화한 명상 대서사시입니다. 1. 은유와 철학적 비유를 통한 가사 미학 단순한 서술을 넘어서 '흩어지는 세상', '돌의 주름', '겹쳐진 그림자' 등 시적인 은유를 사용해 가사의 작품성을 높였습니다. 깎아지른 벼랑을 오르는 물리적 행위를 세속의 번뇌를 끊고 내면의 평온을 향해 나아가는 영적인 구도의 과정으로 승화시켰습니다. 2. 생체 리듬을 회복하는 대자연의 파동 인위적인 타악기 비트를 최소화하고, 바람의 흐름과 동굴 내부의 공간감을 모사한 자연의 소리를 전면에 배치했습니다. 여기에 대금과 해금 같은 국악기의 긴 호흡이 결합되어, 듣는 이의 뇌파를 이완시키고 잃어버린 신체의 리듬을 되찾아주는 치유의 공명(Resonance)을 만들어냅니다. 3. 음양의 조화가 빚어내는 남녀 듀엣 여성 보컬의 몽환적이고 맑은 음색은 허공에 머무는 '하늘의 빛'을 대변하며, 남성 보컬의 묵직하고 깊은 저음은 천년을 버텨낸 '바위와 땅'의 무게를 상징합니다. 두 목소리가 교차하다 후반부에서 웅장한 화음으로 하나 되는 구성은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질서와 완전한 조화를 음악적으로 구현한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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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의 정토 | Natok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