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
시 / 흰 당나귀
노래 / 뭉클
벽은 늘 네모였고
나는 자꾸 모서리에 섰다
기댈 수도, 돌아설 수도 없는
각도 하나를 남겨둔 채
말을 고르다
끝내 버린 하루
발뒤꿈치에 남은
작은 흔들림
누구의 것도 아닌
그늘 하나가
나를 잠시
사람처럼 만든다
나는 모서리에 서서
빛을 조금만 본다
전부를 믿기엔
눈이 아직 어두워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한 발을 접어두고
세상은 둥글다는데
나는 아직 각이 남아
창문은 늘 열려 있고
바람은 이유 없이 온다
지나치다 멈춘 얼굴들
그 사이에 남은 침묵
잘 살아보겠다는 말
대신에
오늘을 넘기겠다는
작은 약속
날 부르지 않는
이름들이
저녁처럼
천천히 쌓인다
나는 모서리에 서서
빛을 조금만 본다
따뜻하다고 말하기엔
손이 아직 차가워서
기다리지 않으려고
시계를 뒤집어두고
사랑은 둥글다는데
나는 아직 각이 남아
다듬지 못한 말들이
날 세워두고
부딪혀서 아픈 게 아니라
남아 있어서 아프다
모서리는 사라지지 않고
빛만 지나간다
나는 오늘도
지나간 쪽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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